흠... 그렇군... 너무 시간이 지체되어 걸음을 빨리 한다. 천을 올라와 횡단보도 앞에 선다. 포도에 무성한 잎의 나무 그림자가 일렁이고 그림자 속으로 찾아 들어가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다가 또 문득 궁금해져서 쳇지피티를 부른다.
'쳇지피티를 이용한 즉문즉답의 단점은 무엇일까요?'

                                  쳇지피티가 보내 준 핸드폰 보며 재밌어하는 여자 모습 
                                  쳇지피티가 보내 준 핸드폰 보며 재밌어하는 여자 모습 

(머니파워=황진교) 글을 시작하려 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문장은 '드디어 내 폰에 쳇지피티를 깔았다'였다. 그런데 문장이 맘에 들지 않았다. '다운로드하였다'로 할까 더 좋은 표현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아 이것도 쳇지피티에게 물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폰에 쳇지피티를 깔았다' 보다 세련된 문장을 알려줘,라고 써서 전송해 보았다. 쳇지피티는 금방 몇 개의 문장을 보내왔다.

1. 드디어 내 폰에 쳇지피티를 영입했다.

2. 이제 내 손안에 쳇지피티가 있다.

3. 쳇지피티, 드디어 내 폰에 입성.

4. 이제부터는 언제 어디서나 쳇지피티와 함께.

5. 내 폰, 이제 똑똑해졌다. 쳇지피티 설치 완료.

나는 일상에 파고든 새로운 기술에 일제히 덤벼드는 시기에 괜히 시큰둥하게 뒷짐 지고 있다가 뒤늦게 합류하는 이상한 심보를 가지고 있다. 결국은 이용할 거면서 말이다. 지난 530일 친구 셋을 만났는데 나만 쳇지피티 앱을 설치하지 않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엡을 다운로드하여 설치한 후 일주일 정도 잊고 지내다가 기말시험공부를 하면서 생각해 냈다. 늦게 하는 공부라 머리가 따라 주지 않는다.

기출문제를 풀 때는 쳇지피티 앱을 아예 옆에 열어 두었다. 오답이 났을 경우 시간을 들여 책을 다시 자세히 읽거나 방송강의를 찾아서 들어보고 이해하고 넘어가던 것들을 쳇지피티는 바로바로 알려 주었다. 어떤 것들은 책이나 방송강의보다 더 이해하기 쉬웠다. 이래서 챗지피티 쳇지피티 하는 거구나... 감탄하면서도 마냥 좋지만은 않은 것은 내가 너무 아날로그적 인간 이어서일까.

안양천 산책로 옆 녹지대에는 하얀 개망초꽃과 노란 금계국꽃이 무성한 잡풀과 함께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그 사이사이에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이 섞여 있다. 7킬로 러닝 후 그 보라색 꽃에 폰을 갖다 대고 사진을 찍어 꽃검색을 한다. 보라색 꽃은 수레국화이고 열매에서 꽃이 돋아난 것 같은 희미한 분홍색꽃은 붉은토끼풀이라고 알려 준다. 폰에 꽃검색 기능이 없던 시절에는 사진을 찍어서 꽃에 해박한 친구에게 보내줘서 물어보았다. 그러면 꽃 이름과 함께 다른 꽃 얘기도 하고 그러다가 또 다른 대화로 이어졌다. 그러고 보니 지금보다 대화가 풍성하던 시절이었네...

비 온 지는 오래된 것 같은데 아직도 산책로에 말라죽은 지렁이 사체가 많다. 며칠 지나면 흔적도 남기지 않을 정도의 형체다. 이 많은 지렁이들이 풀이 무성한 저 넓은 땅을 두고 하필 시멘트 깔린 산책로로 기어 나와 죽어 있는가 궁금해진다. 걸어가면서 쳇지피티에게 물어본다.

'지렁이들은 비 온 후 그냥 땅 위나 기어 다니지 왜 하필 아스팔트 위로 이동하려다 말라죽나요?'

쳇지피티는 금방 답을 준다.

정말 좋은 질문입니다. "왜 지렁이들이 굳이 아스팔트 위로 올라와서 말라죽는가?"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지렁이의 생리적 특성과 환경 인식 한계에서 비롯된 자연적인 결과입니다. 이유를 단계별로 설명해 드릴게요.

1. 지렁이는 '아스팔트'''을 구분 못합니다.

  - 지렁이는 시각도 없고, 주로 촉각과 습도, 진동으로 환경을 인식합니다.

  - 아스팔트는...\

  - 따라서...

2. 이동경로가...

  - 비가 온 후...

  - 만약 주변이...

3. ...

4. ...

#결론 : 지렁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폰을 읽으면서 마주 오는 사람들을 피하면서 다리 위로 올라선다. 다리 위에서는 한 번쯤 꼭 멈춰 서서 내려다본다. 어른 팔뚝만 한 붕어들이 주황색 입을 뻐끔거리며 서로 밀치고 겹쳐서 몰려 있다. 여기서 누군가가 먹이를 뿌려 주곤 하던 곳인 모양이다. 금지하고 있어서 요즘엔 먹이를 뿌려주는 사람이 없는데도 붕어들은 늘 그렇게 모여 있다. 누군가 아직도 몰래몰래 뿌려주는 건가.

한참 내려다보고 있다가 그냥 가기 미안하기도 하고 장난이 발동하기도 해서 침을 한번 뱉어 본다. 그러면 그 살찐 붕어들이 퍼더덕거리며 떨어진 침 주위로 몰려든다. 잠시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조금 미안해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몇 걸음 가다가 다시 붕어를 내려다본다. 그런데 이상하고 신기한 점을 발견한다. 붕어들이 서서히 내가 있는 밑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 ? 우연인가? 싶어서 다시 되돌아 다섯 걸음쯤 옮겨가서 서서 내려다본다. 웬일인가. 붕어 떼들이 또 서서히 내 쪽으로 이동해 온다.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해보니 그때마다 붕어들은 내 바로 밑으로 옮겨온다. 신기하면서 궁금해진다.

이럴 때 쳇지피티가 필요한 거지...

'천에 사는 굵은 붕어들이 다리 위에 서 있는 내 밑으로 마구 몰려와요. 위치를 바꾸었더니 또 따라와요... 몇 번을 해도 계속 따라 옮겨 와요... 정확한 높이는 모르겠지만 물고기가 내 위치를 인지할 만큼 그렇게 낮은 높이는 아니거든요... 침을 뱉으면 휘어지고 날려서 떨어질 만큼 높아요. 사람의 위치를 알고 이동하는 건가요?'

쳇지피티가 바로 답을 준다.

흥미로운 현상을 겪으셨네요! 붕어들이 다리 위에 있는 사람의 위치를 알고 따라오는 것처럼 보였다면 몇 가지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1. 사람의 그림자 인식

  - 햇빛이나 조명이 있을 경우...

  - 물고기들은...

  - 위치를 바꾸면...

2. 진동 또는 소리 감지

   ......

3. 사람을 먹이 주는 존재로...

  .......

4. 물 위에서...

  .....

#요약하자면.....

... 그렇군... 너무 시간이 지체되어 걸음을 빨리 한다. 천을 올라와 횡단보도 앞에 선다. 포도에 무성한 잎의 나무 그림자가 일렁이고 그림자 속으로 찾아 들어가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다가 또 문득 궁금해져서 쳇지피티를 부른다.

'쳇지피티를 이용한 즉문즉답의 단점은 무엇일까요?'

쳇지피티는 이렇게 답을 주었다.

 1. 정확성 부족

   .....

 2. 문맥 이해 부족

  ......

 3. 전문성 부족

   .....

 4. 의도 왜곡 가능성

  .....

5. 비인간적 응답

  ....

6. 의존성 위험

  ....

 

#쳇지피티 #지렁이 #붕어떼 #머니파워 #황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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