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좀 울컥하기도 했다. 진정으로 평범한 국민의 마음을 아는 대통령이라고... 한 때 먹을 것 앞에서 돈 때문에 망설이다가 돌아선 과거가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고.
그에 비해 지금 감옥에 들어가 수사도 안 받겠다며 버티고 있는 전직 대통령은

(머니파워=황진교)  민생 회복 소비쿠폰을 받은 날 저녁 자주 가는 집 가까운 마트에 갔다. 입구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라는 현수막이 크게 붙어 있었다. 손님이 많아서 활기찼다. 한 개만 운영하는 날이 많던 계산대가 두 개 모두 운영되고 있었다. 특히 젊은이들이 평소보다 많았다. 소비쿠폰이 대형마트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동네 마트로 이끈 것이겠지. 밝은 모습으로 쇼핑바구니를 들고 구매할 품목을 함께 의논하는 젊은 부부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나는 곧장 정육 코너로 가서 말했다.

소고기 불고기용으로 주세요...

주인이 물었다.

수입소고기로 드릴까요 한우로 드릴까요?

나는 1초의 망설임이나 갈등 없이 바로 대답했다.

한우로 주세요

평소 같았으면 단 몇 초라도 망설이고 갈등했는데 말이다. 진열장 속이 거의 비어 있었다.

많이들 사 갔나 봐요...

한우를 받아 들며 물었다.

... 이게 마지막이에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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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을 며칠 앞두고 좀 이른 점심시간에 남편과 함께 삼계탕을 먹으러 갔다. 삼계탕 맛집으로 유명한 ㅇㅇ 한방 삼계탕집이었다. 이른 점심시간이어서 빈자리가 있었다. 우리가 아주 가끔 사 먹는 메뉴는 18,000원 하는 건강한방삼계탕이었다. 그걸 주문하려다가

잠깐, 우리 소비쿠폰으로 먹을 거잖아 좀 비싼 거 먹어보자... 하면서 26,000원 하는 능이한방 삼계탕을 손으로 콕 집었다. 남편은 자기는 그냥 건강한방삼계탕 먹겠다고 했다.

이 사람아... 그냥 능이 먹어보자... 대통령이 그랬단 말이야... 평범한 소시민들... 비싸서 평소에 망설이다가 못 사 먹던 거 한 번 부담 없이 사 드시라고... 이건 내 뜻이 아니라 대통령의 뜻이야...

나의 너스레에 남편은 금방 넘어왔다.

오 이게 능이버섯의 풍미로구나...

뚝배기를 긁어먹을 듯 국물 한 방울까지 싹싹 긁어먹고 포만감을 만끽하며 앉아 있으려니 남편이 사람들 줄 서 있다며 서둘러 일어났다. 능이삼계탕 맛에 푹 빠져 있는 사이 넓은 홀은 이미 손님들로 만석이었고 입구 쪽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서둘러 일어서서 나오다가 뚝배기가 아닌 항아리를 앞에 놓고 먹는 테이블을 발견했다. 각자 항아리 한 개씩을 앞에 두고 먹방 삼매경에 빠진 사람은 입성이 좀 허름한 노동자풍의 장년 남자 둘이었다. 활기차게 수선스러운 가게를 나오면서 뚝배기가 아닌 항아리에 나오는 메뉴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70,000원 하는 천마오리보양탕이었다.

그들도 평소에 가격 때문에 먹지 못한 것을 소비쿠폰이 나온 이 기회에 먹어보는 것이겠지...

전 국민 소비쿠폰 지급에 대해 대통령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평범한 소시민들... 평소에 비싸서 사 먹지 못하거나 배불리 먹어 보지 못한 거 한 번 배불리 실컷 먹게 해주고 싶어요... 비싸서 못 사 먹은 수박 복숭아... 사서 드세요... 애들 소고기 한 번 실컷 먹이세요... 있는 사람들이야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서민 출신의 대통령이 아니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멘트다. 그 말 또한 포퓰리즘 발언이라고, 자기 돈 주는 듯 생색낸다고 못마땅해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나는 진심으로 들었다.

솔직히 좀 울컥하기도 했다. 진정으로 평범한 국민의 마음을 아는 대통령이라고... 한 때 먹을 것 앞에서 돈 때문에 망설이다가 돌아선 과거가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고.

그에 비해 지금 감옥에 들어가 수사도 안 받겠다며 버티고 있는 내란수괴 전직 대통령은 소비쿠폰에 대해 기름기 번들거리는 얼굴로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이렇게 말했었다 아니, 빈정거렸다.

거 왜 15만 원 씩만 줍니까... 10억씩 100억씩 나눠 주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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